◀ 앵커 ▶
겨울만 되면 왠지 우울하고 무기력 하다는 분들 많으시죠.
그저 날씨 탓이겠거니 하고 그냥 넘기게 되는데 계절성 정서장애인 겨울 우울증을 의심해 보셔야겠습니다.
오늘 뉴스플러스 먼저 김윤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이 20대 여성은 겨울마다 원인 모르게 우울해져 계절 넘기기가 힘이 듭니다.
기운도 빠지고, 군것질이 잦아져 체중은 늘었습니다.
◀ 이 모씨/우울증 환자 ▶ "낮 12시 돼서 일어날 때도 있고, 많이는 자는데 개운하지 않은 축 쳐지고 힘든 느낌이…"
병원 진단 결과는 '계절성 정서장애'
특정 계절, 특히 겨울에 찾아오는 우울증인데, 피로감과 무기력을 느끼는 건 일반 우울증과 비슷하지만, 잠을 많이 자고, 많이 먹는 게 다른 점입니다.
한 대형병원이 수도권 5백 명을 조사한 결과, 계절성 정서장애를 보이는 비율이 16.1%, 6명 중 1명꼴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국민 8백만 명이 겪고 있는 셈입니다.
◀ 홍경수 교수/삼성서울병원 ▶ "겨울에 우울한 타입이 가장 많고요. 일조량이 적은 달이 우울증을 많이 보고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해가 짧고 햇빛도 약한 겨울에 야외 활동까지 줄면 감정 호르몬을 분비하는 생체 리듬에 교란이 생기는 겁니다.
실제로 겨울 우울증 환자의 뇌 영상을 찍어보니,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을 없애는 단백질이 여름보다 겨울에 최대 32%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 기자 ▶
다른 나라들은 겨울 우울증을 얼마나 겪고 있을까요.
적도에 가까운 필리핀은 아예 없고,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은 영국이 24% 더 위쪽 노르웨이는 26%가 넘습니다.
햇빛이 약한 고위도로 갈수록 더 많이 겪는 거죠.
미국 안에서 보더라도 남쪽 휴양지인 플로리다와 북쪽 알래스카는 7배 차이가 납니다.
결국, 부족한 햇빛이 문젠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정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뉘엿하게 떠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겨울 태양은 일사량이 오뉴월의 절반도 안됩니다.
우리 뇌의 감정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걸로 알려진 햇빛 합성 비타민 D도 확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결과 햇빛, 특히 자외선이 정점을 찍고 약해지는 두 달 뒤부터, 체내 비타민D가 줄어 겨울 우울증이 시작된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금 우울한 건 과거 이미 줄어든 햇빛 때문이기도 하단 얘긴데 이런 시차를 고려하면 겨울 우울증은 자외선이 다시 강해지는 초봄까지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서호석 교수/강남 차병원 ▶ "계절성 우울증을 다 앓고, 봄이 다가오는데도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원하시는 분도 있고요."
봄엔 차츰 회복되지만, 일부 극단적으로 불안정해지는 경우도 대비해야 합니다.
최근 10년, 자살 통계입니다.
3월부터 급증해 5월에 정점을 찍습니다.
봄에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겨울 우울증과의 연관성에 주목하기도 합니다.
◀ 이헌정 교수/고려대 의과대학 ▶ "한꺼번에 스프링을 눌렀다가 놓듯이, (겨울에) 우울한 기간이 지속되다가 굉장히 불안정하게 회복되는 과정들이 자살 발생과 연관이 있을 것 같고…"
그래서 지금부터 부족한 햇빛이나마 하루 1시간 이상 쬐고, 필요하면 인공 햇빛, 약물치료도 받는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합니다.
MBC뉴스 이정신입니다. 출처: http://imnews.imbc.com/replay/2015/nwdesk/article/3616404_147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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